'통합 변호사 시험' 가속화
주마다 다른 변호사 시험 제도를 통합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가주의 경우 올해 2월 치러진 가주 변호사 시험의 합격률이 30여 년 만에 두 번째로 낮은 수준본지 5월20일자 A-1면>을 기록하자 가주변호사협회는 시험제도 개선을 검토하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통합 변호사 시험(Uniform Bar Examination.이하 UBE) 제도 도입에 대한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국변호사시험위원회(NCBE)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일리노이주가 UBE 제도를 도입한다. 또, 2021년부터는 텍사스주 역시 UBE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UBE 제도를 채택한 지역은 뉴욕, 워싱턴DC, 매사추세츠, 애리조나, 워싱턴 등 총 36개 주로 늘어났다. 과반수 이상의 주가 UBE를 채택한 셈이다. NCBE가 주관하는 이 제도는 주법보다는 법률 전반에 대한 일반적인 법 원칙을 다루기 때문에 UBE를 시행중인 주끼리는 변호사 자격 취득 절차가 용이하다. 김정균 변호사는 "가주, 버지니아 등은 여전히 UBE를 시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타주에서 UBE를 응시했더라도 해당 주에서 주관하는 변호사 시험을 새로 응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하지만 (UBE를 시행중인) 워싱턴 DC에서 UBE 시험에 응시한 후 일정 점수를 충족하고 간단한 뉴욕 주법 시험만 치르면 워싱턴 DC와 뉴욕에서 모두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현재 미국 법조계의 전반적인 추세는 UBE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가주변호사협회(SBC)는 자체 시험을 고수하고 있다. 난이도가 높고 합격률이 낮아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가주 변호사 시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는 그동안 계속돼왔다. 실제 가주 변호사 시험의 합격률은 매해 50% 미만으로 지난 2017년 7월부터 시험 방식이 일부 개선되기도 했다. 종전까지 3일에 걸쳐 200개의 객관식 문제와 6개의 에세이를 써야했지만 이틀만 시험을 보는 타주와 동일하게 변경했는데 이는 시험 일정을 줄여 합격률을 높여보겠다는 자구책이었다. 하지만, 합격률이 상승하기는커녕 계속 낮은 수준을 보이자 이제는 타주와 마찬가지로 UBE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은 분분하다. 로욜라 법대에 재학 중인 크리스 서(29)씨는 "단순히 합격선만 높다고 해서 가주의 변호사 시험이 변별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요즘은 소송이 특정 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주법이 복합적으로 엮여 있기 때문에 변호사 업무 활동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라도 UBE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데이브 노 변호사는 "일단 가주 내에서도 UBE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높지만 그보다 먼저 로스쿨 교육 과정에서부터 교육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게다가 변호 업계 자체가 포화 상태인데 UBE를 도입하면 더 많은 변호사 배출로 인해 오히려 변호사의 하향 평준화가 이루어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UBE의 경우 변호사 직업 윤리 시험(MPRE), 객관식 문제(MBE), 에세이 시험(MEE), 퍼포먼스 시험(MPT)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